- 작곡가
- 라흐마니노프
(Sergei Rachmaninoff, 1873–1943) - 곡명
- 피아노 협주곡 4번 g단조, Op.40
- 작곡 기간
- 1914년 러시아에서 스케치 → 1926년 미국에서 완성
(1928년·1941년 두 차례 개정) - 악장
- 3악장
I. Allegro vivace (alla breve) — g단조
II. Largo — C장조
III. Allegro vivace — g단조1악장 비바체 — 어두운 행진곡
2악장 라르고 — 노래
3악장 비바체 — 압축된 결말 - 편성
- 독주 피아노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큰북, 작은북, 심벌즈
현5부 - 초연
- 1927년 3월 18일, 필라델피아
솔리스트: 라흐마니노프
지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 헌정
- 니콜라이 메트너
- 연주 시간
- 약 25~26분 (1941 표준판) / 약 32분 (1926 원본)
“long-winded, tiresome, unimportant, in places tawdry.” 1927년 3월 19일자 뉴욕 월드의 사뮤엘 친이 전날 밤 막 초연된 한 협주곡에 내린 판결입니다. 길고 지루하며, 중요하지도 않고 군데군데 천박하다는 뜻이었죠. 그날 무대에서 이 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는 작곡가 본인, 라흐마니노프였습니다.
그는 이후 이 곡을 두 번이나 다시 고쳐 썼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좀처럼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9년 동안 한 줄도 쓰지 못한 사람
1917년 12월, 라흐마니노프는 썰매를 타고 핀란드 국경을 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한 야반도주였죠.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지 두 달 만의 일이었습니다. 짐 가방 안에는 1914년부터 끄적여온 4번 협주곡 스케치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종이는 9년 동안 가방 밖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미국에 도착한 라흐마니노프는 작곡가가 아니라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살아야 했습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으니까요. 카네기홀에서, 보스턴에서, 시카고에서 자기 옛 곡과 쇼팽, 슈만을 연주했습니다. 박수도 받았고 돈도 벌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새 곡은 한 줄도 쓰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조국을 떠난 뒤 작곡 의욕이 사라졌다고 거듭 털어놓았습니다. 러시아의 흙과 풍경이 자기 음악의 자양분이었는데, 그것이 끊기자 펜이 굳어버렸다는 식이었죠. 1917년부터 1926년까지, 라흐마니노프 인생에서 가장 긴 슬럼프가 시작된 겁니다.
1926년 여름, 뉴욕 교외에 빌린 별장에서 그는 12년 묵은 종이를 다시 꺼냅니다. 망명 작곡가가 9년 만에 짜낸 첫 신작이었죠. 본인도 부담스러웠는지 친구에게 자조 섞인 농담을 보냅니다. “Wagner의 Ring처럼 며칠 밤에 걸쳐 연주해야 할 것 같다.” 1926년 원본은 실제로 32분짜리 거대한 협주곡으로 완성됐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가운데 가장 긴 작품이었습니다.
그것이 재앙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그는 1927년 3월 18일까지 알지 못했습니다.
뉴욕 평단의 융단폭격
1927년 3월 18일 필라델피아 초연.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피아노 앞에 앉았고, 스토코프스키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습니다. 며칠 뒤에는 뉴욕 카네기홀로 무대를 옮겨 같은 멤버로 한 번 더 연주했습니다. 이 두 번의 무대가 끝나자마자 미국 음악 평단은 일제히 칼을 꺼내 들었습니다.
뉴욕 월드의 사뮤엘 친 — “long-winded, tiresome, unimportant, in places tawdry.” 길고, 지루하고, 중요하지도 않고, 군데군데 천박하다. 형용사 네 개를 차례로 던졌습니다. 거의 폭행에 가까운 문장이었습니다.
뉴욕 텔레그램의 피츠 사보드닉은 한술 더 떴습니다. “Liszt’s diluted with Tchaikovsky.” 리스트를 차이콥스키로 희석한 음악이라는 겁니다. 둘을 어설프게 베껴 짜깁기했다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평이었어요. 라흐마니노프가 평생 쌓아 올린 두 정체성을 동시에 부정한 한 줄이었습니다. ‘비르투오소의 후예’와 ‘러시아 낭만주의의 적자’, 둘 다요.
같은 시기 미국에 망명해 있던 스트라빈스키도 거들었다고 합니다. 로버트 크래프트의 회고에 따르면, 스트라빈스키는 4번 협주곡을 두고 “케이크 위에 시럽을 너무 많이 부었다”고 비웃었습니다. 동료 망명 작곡가에게서 들은 이 조롱은 라흐마니노프에게 더 따끔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같은 처지의 동료가 등을 받쳐주기는커녕 가장 매서운 농담을 던진 셈이니까요.
초연 실패 이후 라흐마니노프는 다시 신작을 멈춥니다. 다음 새 곡인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 나온 것은 1931년. 4년의 침묵이었죠. 9년의 슬럼프를 깨고 가까스로 짜낸 협주곡이 매장당했습니다. 그 충격이 또 한 번의 침묵을 낳았습니다.
‘세 마리 눈먼 쥐’ 사건
2악장 라르고가 시작되면 피아노가 노래를 부릅니다. C장조의 단순한 선율, 박자감 있게 또박또박 떨어지는 리듬. 라흐마니노프식 멜로디의 정수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1927년 미국 평단 일부는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영국 동요 ‘Three Blind Mice’와 너무 닮았다는 겁니다. 한국으로 치면 〈학교종〉 같은 곡이죠. 누구나 어릴 때 불러본 그 노래 말입니다. ‘Three Blind Mice’는 16세기 후반 영국 라운드 송으로 출발해, 19세기에는 영미권 어린이라면 누구나 부르는 표준 동요로 자리 잡은 곡입니다. 1927년 뉴욕 평단 입장에서는 ‘거장의 신작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어린이집 멜로디’였던 셈이죠.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그 동요를 알 만한 통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는 1918년 미국 망명 이후 두 딸 이리나·타티야나와 함께 뉴욕에 자리 잡았습니다. 영어를 잘 못 하던 시절부터 자녀들이 학교에서 부르던 노래들이 집 안으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영국 동요 한두 곡쯤은 의식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남아 있을 만한 환경이었던 거죠. 평단의 의혹은 거기서 출발했습니다.
뉴욕 선과의 인터뷰에서 라흐마니노프는 표절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인했고, 베르텐손의 회고록에 따르면 사석에서도 한동안 그 얘기에 분을 삭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9년 만에 짜낸 신작에서 가장 노래답게 들려주고 싶었던 주제가 동요와 닮았다는 겁니다. 작곡가의 자존심이 무너질 만한 자리였습니다.
실제로 두 멜로디를 나란히 들어보면 어떨까요? 처음 세 음의 진행은 분명 닮았습니다. 라르고 주제 첫 마디가 ‘미-레-도’로 내려가는데, ‘Three Blind Mice’의 첫 세 음과 같은 하강 3음 진행입니다. 박자감도 비슷하게 또박또박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표절일까요?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클래식 음악사에서 하강 3음 모티브는 수천 곡에 등장하니까요. 베토벤도, 브람스도, 차이콥스키도 그 음형을 썼습니다. 다만 라흐마니노프의 1927년은 운이 나빴습니다. 미국 평론가들의 머릿속에 그 동요가 너무 또렷이 박혀 있었거든요.
📜 악보 지점: 라흐마니노프 4번 2악장 마디 1-16 / Three Blind Mice 첫 4마디 비교 (IMSLP 링크 미등록)
🎬 유튜브에서 찾기: Rachmaninoff Piano Concerto 4 second movement Largo Michelangeli
악장마다 다른 얼굴
1악장 — Allegro vivace (alla breve)
2번 협주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1악장 시작부터 당황할 수 있습니다. 멜로디가 없거든요. 정확히는,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멜로디가 없습니다. 어두운 g단조 행진곡풍 리듬이 오케스트라에서 솟아오르고, 피아노가 단번에 그 리듬과 충돌합니다. 2번의 그 유명한 종소리 도입처럼 멱살을 잡아끄는 방식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거칠게 부딪치는 음악입니다.
리처드 타루스킨은 이 1악장의 리듬 패턴에서 재즈 시대의 흔적을 읽습니다. 1926년 미국, 그러니까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나온 지 2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의식했든 아니든, 뉴욕의 공기가 곡 안에 스며들어 있다는 분석입니다. syncopation, 즉 당김음이 1악장 곳곳에 박혀 있는데, 이 요소는 19세기 러시아 협주곡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렵거든요.
처음 듣는다면 두 군데를 짚어두고 들어보세요. 시작 30초 안에 등장하는 피아노의 첫 진입 — 멜로디 없이 리듬만으로 치고 들어오는 그 순간이 4번 협주곡의 정체성을 단번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1악장 중반의 카덴차풍 패시지 —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옥타브 폭격이 아니라 신경질적인 단음 진행이 길게 이어집니다. 미국 평단이 “tedious”라고 한 지점이 이 부근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멜로디로 멱살을 잡아끌지 않으니까요.
📜 악보 지점: 1악장 도입부 마디 1-20 (IMSLP 링크 미등록)
2악장 — Largo
가장 짧고, 가장 노래답고, 가장 많이 욕먹은 악장입니다. C장조의 단순한 노래 주제가 피아노에서 나와 오케스트라로 옮겨가고, 다시 피아노로 돌아옵니다. 1·3악장의 g단조 긴장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안식의 자리입니다.
‘Three Blind Mice’ 의혹이 박힌 것도 바로 이 악장의 첫 주제입니다. 하지만 그 의혹과 별개로, 이 라르고는 라흐마니노프식 노래의 정수입니다. 단순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들리도록 깎아낸 음악입니다. 9년의 침묵을 깨고 그가 가장 먼저 되찾고 싶었던 건 ‘노래하는 능력’이었습니다. 이 악장이 그 증거입니다.
들을 때 붙잡아둘 지점은 악장 첫 1분입니다. 피아노가 주제를 제시한 직후 오케스트라가 그 주제를 받아 변형하는데, 이때 클라리넷·바순의 저음이 피아노의 노래 아래로 깔리는 패시지가 나옵니다. 라흐마니노프가 “나는 아직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기 자신에게 증명하려 한 순간처럼 들립니다.
3악장 — Allegro vivace
같은 곡이라도 어떤 버전을 듣느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집니다. 1926년 원본의 3악장은 코다가 압도적으로 깁니다. 1941년 표준판에서는 그 코다 약 100마디가 통째로 잘려나갔습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서 직접 이렇게 말합니다. “I have shortened it considerably… I think it is now better.” 상당히 짧게 줄였고, 이제 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는 뜻이었죠.
이 한 문장이 4번 협주곡의 많은 걸 말해줍니다. 작곡가 본인이 자기 곡의 결말을 두 번이나 잘라냈다는 것. “이제 더 낫다”는 말투에 자신감보다 체념이 묻어 있다는 것. 1941년의 라흐마니노프, 즉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의 그가 1926년의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했다는 것.
3악장에서 짚어둘 지점은 마지막 2분입니다. 1941판은 g단조에서 G장조로 전환하며 짧고 단단하게 끝납니다. 코다 직전 피아노의 옥타브 진행이 한 번 솟아올랐다가 곧장 마지막 화음으로 떨어지는데, 1926 원본에서는 이 자리가 100마디 가까이 늘어나며 화성이 한 번 더 우회한 뒤에야 도착합니다. 같은 도착점이지만 동선이 다른 셈입니다.
📜 악보 지점: 3악장 코다 1926 vs 1941 비교 (IMSLP 링크 미등록)
🎬 유튜브에서 찾기: Rachmaninoff Piano Concerto 4 Sudbin 1926 original version third movement
사실상 다른 세 곡
4번 협주곡은 한 곡이 아닙니다. 세 곡입니다. 1926년 원본, 1928년 1차 개정, 1941년 2차 개정. 마디 수도 다르고, 진행도 다르고, 결말도 다릅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작품의 다른 버전”이라기보다 “사실상 다른 세 곡”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1926년 원본 — 약 32분. 가장 길고, 거칠고, 거대합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가운데 가장 긴 작품이었습니다. Howard Shelley가 1990년에 처음 음반으로 남겼고, 21세기 들어 예브게니 수드빈이 다시 녹음했습니다. 이 두 녹음이 1926 원본을 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입니다.
1928년 1차 개정 — 약 78마디 삭제. 초연 실패 직후 라흐마니노프가 급히 손본 버전입니다. 가장 덜 알려진 판본으로, 연주자들도 거의 손대지 않습니다. 사실상 사라진 버전이라고 봐도 됩니다.
1941년 최종판 — 약 25~26분. 여기서 100마디가 더 잘려나갔습니다. 1941년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오르만디가 지휘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RCA에서 녹음한 판본이 바로 이 버전입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연주가 이 판본을 사용합니다.
1926과 1941 사이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잘려나간 부분은 3악장 코다입니다. 1926 원본의 코다에서는 g단조의 추진력이 한 차례 잦아들었다가 다시 솟아오릅니다. 그 위에서 피아노가 옥타브로 길게 우회하다가 마침내 G장조 도착점에 합류하는 구조였습니다. 1941판은 그 우회로를 통째로 들어내고, 잦아드는 지점에서 곧장 G장조 도착 화음으로 직진합니다. 화성적으로 보면 한 번 더 회상하던 절차가 사라지고, 결말이 거의 단답형으로 압축된 셈입니다. 1926의 코다가 “긴 마침표”라면 1941의 코다는 “짧은 단검”입니다.
같은 작곡가가 같은 곡을 14년에 걸쳐 두 번이나 다시 잘라낸 셈입니다. 흔한 일은 아닙니다. 보통은 출판되면 거기서 끝이니까요. 라흐마니노프는 출판한 뒤에도 부끄러워했고, 결국 또 잘라냈습니다.
처음 듣는다면 — 이것만 알고 들으세요
2번 협주곡을 듣고 곧바로 4번을 들으면 90% 확률로 실망합니다. 2번처럼 처음부터 멜로디로 멱살을 잡아끌지 않거든요. 1악장은 어둡고, 솔직히 말해 못생긴 구석도 있습니다. 첫 1분 안에 “역시 라흐마니노프”라는 안도감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곡이 “성공한 거장”이 아니라 “9년의 침묵을 깨고 첫 신작을 짜낸 망명자”가 쓴 음악이라는 사실을 알고 들으면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1악장의 거친 충돌, 2악장의 단순한 노래, 3악장의 잘린 결말 — 이 모든 것이 라흐마니노프가 자기 자신을 의심한 흔적입니다. 세 번이나 다시 썼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고요.
30분을 한 번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고요? 솔직히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두 번 들어보세요. 한 번은 1941 표준판으로 라흐마니노프가 최종적으로 인정한 모습을, 한 번은 1926 원본으로 그가 훗날 부끄러워한 모습을요. 그 둘 사이의 차이가 4번 협주곡의 진짜 정체성입니다.
추천 음반 — 편파적 리뷰
미켈란젤리 / 그라치스 / 필하모니아 — 1941 표준판의 정점입니다. 차갑고 정확한 미켈란젤리의 손은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끈적함을 말끔히 걷어냅니다. “라흐마니노프적 정서”를 덜어낸 라흐마니노프죠. 그런데 그게 4번 협주곡과 묘하게 잘 맞습니다. 결정적인 대목을 하나 꼽자면 2악장 라르고의 첫 주제입니다. 미켈란젤리의 손가락은 이 선율이 동요처럼 들릴 위험을 극도의 절제로 막아냅니다. 이 곡은 끈적할 때보다 차가울 때 더 선명하게 들립니다.
라흐마니노프 / 오르만디 / 필라델피아 (1941, RCA) — 작곡가 본인의 녹음입니다. 음반이라기보다 사료로 들어야 하는 종류죠. 한 번 들어두면 기준점이 생깁니다. 다른 어떤 연주를 듣더라도 “라흐마니노프는 이렇게 생각했구나”라는 잣대가 따라오거든요. 결정적 순간은 3악장 코다입니다. 본인이 직접 잘라낸 그 결말을 본인이 어떻게 마무리하는지가 모노 음질 너머로 그대로 들립니다. 망설임 없이 단검처럼 끊어버리는 마지막 화음이 이 녹음의 핵심입니다.
수드빈 / 1926 원본 (BIS) — 잘려나간 협주곡의 본모습입니다. 32분짜리,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Wagner의 Ring 같다”고 자조했던 바로 그 버전이죠. 결정적 순간은 단연 3악장 후반의 우회 구간입니다. 1941판에 익숙한 청자라면 “여기서 끝나야 하는데?” 싶은 자리에서 음악이 한 번 더 길을 돌아 나갑니다. 그 한 번의 우회를 듣고 나면 1941판이 왜 단검처럼 들리는지 비로소 이해됩니다.
아쉬케나지 / 프레빈 / Decca — 안전합니다. 그리고 그게 단점입니다. 입문자에게는 좋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사이클을 모두 녹음한 아쉬케나지의 4번인 만큼 균형감은 보장됩니다. 다만 이 곡의 거친 면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카라얀? 4번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그게 답입니다. 카라얀이 외면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그게 4번입니다.
추천 연주 영상
🎬 유튜브에서 찾기: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4 1941 Rachmaninoff Ormandy Philadelphia
악보와 함께 듣기
4번 협주곡은 악보를 펴놓고 들을 때 특히 도움이 되는 곡입니다. 1악장 도입부의 박자 패턴, 2악장 라르고 주제의 단순한 음형, 3악장 코다의 마디 차이는 귀로만 따라가기 어렵거든요. 악보를 따라가며 들으면 라흐마니노프가 무엇을 잘라냈는지가 보입니다.
📜 악보 지점: 1악장 도입부 / 2악장 Largo 주제 / 3악장 코다 1926 vs 1941 (IMSLP 링크 미등록)
자주 묻는 질문
라흐마니노프 4번 협주곡, 왜 2번·3번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나요?
1926, 1928, 1941 세 버전 중 어느 걸 들어야 하나요?
2악장이 정말 ‘Three Blind Mice’ 표절인가요?
30분짜리 협주곡인데 끝까지 들을 가치가 있나요?
라흐마니노프 본인 녹음이 가장 좋은 해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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