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성악·합창곡
-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Op.34 No.14 — 가사를 거절한 6분, 그리고 우리는 왜 첼로로만 들을까
1915년, 네즈다노바에게 바친 가사 없는 마지막 노래
유튜브에 ‘보칼리제’를 치면 첫 화면이 온통 첼로다. 그런데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첼로로 쓴 적이 없다. 가사도 없고 첼로도 없던 1915년 소프라노 원곡으로 돌아가, 6분 14마디에 담긴 작곡가의 마지막 가곡을 다시 듣는다.
-

바흐 B단조 미사 BWV 232 — 죽기 전 짜깁기한 2시간짜리 취업 청탁서
청탁서·짜깁기·109년 침묵
‘미사 in B단조’라는 제목은 바흐가 죽고 95년 뒤 출판사가 멋대로 붙인 이름이다. 27곡 중 B단조는 5곡뿐. 그리고 이건 이 곡이 가진 거짓말 중 가장 작은 것이다.
-

모차르트 – 레퀴엠 d단조, K.626
죽음의 사자가 된 회색 외투의 사내
1791년 여름, 회색 외투를 입은 익명의 남자가 레퀴엠을 의뢰했습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장례곡을 쓰는 기분이었다고 아내에게 말했거든요. 라크리모사 8마디에서 펜을 놓았고, 나머지는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했습니다. 의뢰자의 정체가 밝혀진 건 10년 뒤인데, 그 사연이 영화보다 기막힙니다.
-

말러 –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짝사랑에서 탄생한 연가곡, 교향곡 1번의 씨앗
카셀 극장의 소프라노 요한나 리히터에게 차인 24살 부지휘자 말러가 있었습니다. 남의 시를 빌리는 대신 자기 감정을 직접 가사로 쓰고 곡을 붙였습니다. 실연의 고통이 네 곡의 가곡에 담겨 있는데, 이 선율이 훗날 교향곡 1번 거인의 씨앗이 됩니다. 실패한 짝사랑이 교향곡의 기초가 된 셈입니다. 2곡과 4곡의 선율이 그대로 교향곡 1번에 재사용되며, 연가곡은 말러 교향곡 세계의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