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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 \n - 곡명
- 교향곡 4번 e단조 Op. 98
(Symphony No. 4 in E minor, Op. 98) \n - 작곡
- 1884–1885 \n
- 초연
- 1885년 10월 25일, 마이닝겐 \n
- 조성
- e단조 \n
- 편성
- 플루트 2(피콜로),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콘트라바순,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트라이앵글, 현5부 \n
- 악장 구성
- 4악장
I. Allegro non troppo (e단조)
II. Andante moderato (E장조)
III. Allegro giocoso (C장조)
IV. Allegro energico e passionato (e단조)
1악장. 너무 빠르지 않게
2악장. 보통 빠르기로 느리게
3악장. 즐겁고 빠르게
4악장. 열정적이고 힘차게 빠르게 \n - 연주 시간
- 약 40분 \n
1885년 10월 초, 비엔나의 한 살롱. 피아노 두 대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한쪽에는 52세의 요하네스 브람스, 다른 한쪽에는 작곡가 이그나츠 브륄. 악보를 넘기는 사람은 당대 최고의 비평가 에두아르트 한슬릭과 비엔나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한스 리히터입니다. 외과의사 테오도어 빌로트, 음악학자 C.F. 폴까지. 비엔나 음악계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전부 모였습니다.
\n\n브람스가 새 교향곡을 완성했다는 소문 때문이었습니다.
\n1악장이 끝났습니다. 브람스의 전기 작가 막스 칼벡은 이때를 이렇게 기록합니다. “누군가 ‘브라보!’를 외칠 줄 알았다. 리히터는 금발 수염 속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는데, 멀리서 보면 찬성 같기도 했다. 브륄은 헛기침을 하며 피아노 의자 위에서 이리저리 미끄러졌다. 나머지는 완강하게 침묵했다.”
\n고통스러운 정적이 흘렀습니다. 브람스가 투덜거렸습니다. “좋아, 계속하지.”
\n그 순간 한슬릭이 터뜨렸습니다.
\n“1악장 내내 두 명의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에게 두들겨 맞는 기분이었소!”
\n모두 웃음을 터뜨렸고, 연주는 계속됐습니다. 이것이 브람스 교향곡 4번의 첫 번째 청중 반응입니다. 그리고 이 반응은 140년이 지난 지금도 이 곡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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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가 익지 않는 땅에서: 작곡의 배경
\n브람스는 교향곡 3번을 완성한 이듬해인 1884년, 곧바로 4번에 착수합니다. 작곡 장소는 오스트리아 남부의 작은 휴양도시 뮈르츠추슐라크. 비엔나에서 기차로 두어 시간 거리, 알프스 자락에 자리한 조용한 마을이었습니다.
\n브람스는 두 번의 여름(1884~1885년)을 이곳에서 보내며 교향곡 4번을 완성합니다. 그런데 작곡을 마친 브람스의 태도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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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9월, 브람스는 지휘자 한스 폰 뷜로에게 편지를 씁니다. 마이닝겐 궁정 오케스트라를 초연에 빌릴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었는데, 편지의 톤이 묘합니다.
\n“이 곡이 대중에게 먹힐지 걱정입니다. 여기 체리는 영 익질 않거든요. 당신이라면 먹지 않을 겁니다.”
\n자기 곡을 덜 익은 체리에 비유하다니. 브람스다운 자기비하인 동시에, 이 곡이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그의 신뢰받는 음악적 동반자 엘리자베트 폰 헤어초겐베르크조차 1악장 악보를 받아보고 이런 반응을 보냈습니다.
\n“이 작품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때로는 그냥 눈을 감고 바보처럼 작곡가에게 기대고 싶은데, 브람스 당신은 우리를 가차 없이 몰아세우잖아요.”
\n칭찬일까요, 불만일까요? 둘 다입니다. 그리고 정확합니다.
\n \n하강하는 3도의 비밀: 1악장의 구조
\n그렇다면 대체 1악장의 어디가 그렇게 사람을 “두들겨 맞는 기분”으로 만드는 걸까요?
\n비밀은 첫 소절에 있습니다.
\n바이올린이 노래합니다. 시-솔, 미-도, 라-파#, 레#-시. 음이 하나씩 내려갑니다. 3도 간격으로 쉬지 않고 떨어지죠. 서정적인 선율처럼 들리지만, 뼈대를 보면 하나의 음정—3도 하행—이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n? 첫 번째 추천: 브람스 교향곡 4번 전곡 — 위의 플레이어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n\n아르놀트 쇤베르크는 훗날 「진보주의자로서의 브람스」라는 유명한 에세이에서 이 대목을 두고 감탄합니다. 하나의 음정으로 전체 선율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은 20세기 음악이 추구할 동기적 경제성의 선구였다고요.
\n브람스의 라이벌이자 바그너 진영의 비평가 후고 볼프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브람스는 아이디어 없이 작곡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익혔다.” 같은 것을 보고 한쪽은 혁신이라 하고, 다른 한쪽은 공허하다고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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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옳았을까요? 역사는 쇤베르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브람스 4번의 1악장은 오늘날 교향곡 역사상 가장 정교한 소나타 형식 중 하나로 꼽힙니다. 브람스의 네 교향곡 가운데 유일하게 제시부 반복이 없는 악장이기도 합니다. 음악학자 맬컴 맥도널드의 표현대로, 이 음악은 “너무나 유기적이고 끊임없이 전개되어” 반복이 오히려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n \n마지막 여름의 노래: 2악장과 3악장
\n1악장의 치열한 지적 격투가 끝나면, 2악장이 숨을 쉬게 해줍니다.
\n호른이 먼저 등장합니다. E 프리기아 선법—중세 교회음악에서 빌려온 선법이죠. 이국적이면서도 고풍스러운 색채. 이것은 브람스가 즐겨 쓰던 수법이었습니다. 과거의 음악 어법을 끌어와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n선율이 천천히 피어나고, 현악기가 그 위에 따뜻한 화음을 입힙니다. 가을 오후의 햇살 같은 악장이라고나 할까요. 브람스의 네 교향곡에서 가장 서정적인 느린악장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n그리고 3악장. 브람스 교향곡에서 유일하게 스케르초 성격을 가진 악장입니다. 트라이앵글까지 동원한, 축제 같은 에너지. C장조의 밝은 빛 속에서 오케스트라가 신나게 달립니다.
\n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3악장 코다의 바이올린 선율 속에, 4악장 주제의 전반부가 미리 스며들어 있습니다. 브람스는 축제의 끝자락에 이미 작별 인사를 심어놓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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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에게 빌린 8마디: 4악장 파사칼리아의 위대함
\n이제 브람스 교향곡 4번의 심장부에 도달했습니다. 4악장.
\n“Allegro energico e passionato” — 에너지 넘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n이 악장은 파사칼리아입니다. 바로크 시대의 형식으로, 짧은 주제를 반복하면서 그 위에 끊임없이 변주를 쌓아가는 구조이죠. 교향곡의 피날레로 파사칼리아를 쓴 작곡가는 브람스가 처음이었습니다.
\n주제는 바흐의 칸타타 150번 「주여, 당신을 향한 나의 소망」(Nach dir, Herr, verlanget mich)의 마지막 악장에서 빌려왔습니다. 단 8마디. 이 8마디 위에 브람스는 정확히 30개의 변주를 쌓습니다. 모든 변주는 원래 주제와 동일하게 8마디씩입니다. 한 번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n코다 직전, 마지막 변주(30번)의 끝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4마디짜리 경과구가 나옵니다. 그리고 코다. 이 한 번의 일탈이 만들어내는 극적 효과는 직접 들어보면 전율이 일 정도입니다.
\n이것은 단순한 변주곡이 아닙니다. 변주 12~15번에서는 박자가 3/4에서 3/2로 바뀌면서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나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조성도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다시 마이너로 넘실거리죠. 마치 인생의 희로애락이 하나의 뼈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n그리고 가장 놀라운 순간. 코다 직전 변주에서, 1악장의 하강 3도 주제가 5도로 전위되어 파사칼리아 주제와 대위법으로 결합합니다. 첫 악장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마지막 악장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이죠. 쇤베르크가 감탄한 것은 바로 이 설계였습니다.
\n왜 바흐였을까요? 브람스에게 바흐는 음악의 알파이자 오메가였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에서 바흐에게로 돌아가는 것. 이것은 음악사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의 예술적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행위였습니다.
\n브람스가 교향곡 4번 이후에 교향곡을 더 쓰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곡에 교향곡이라는 형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으니까요.
\n \n마이닝겐에서의 승리: 초연과 그 이후
\n1885년 10월 25일, 독일 튀링겐의 소도시 마이닝겐.
\n브람스가 직접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오케스트라는 한스 폰 뷜로가 유럽 최고 수준으로 키워놓은 마이닝겐 궁정 오케스트라. 작은 도시의 궁정 오케스트라였지만, 뷜로의 엄격한 훈련 아래 당대 최정상급 앙상블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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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은 대성공이었습니다. 비엔나의 살롱에서 침묵으로 맞이했던 곡이, 마이닝겐의 무대 위에서는 뜨거운 갈채를 받았습니다. 이후 독일 순회공연에서도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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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두가 박수를 보낸 것은 아닙니다. 후고 볼프는 비엔나 초연 이후 이렇게 썼습니다. “브람스의 교향곡 4번에서 표현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비범한 것은 오직 아이디어 없이 작곡하는 비범한 기술뿐이다.”
\n한슬릭은 반대편에 섰습니다. 처음 피아노 연주를 듣고 “두들겨 맞는 기분”이라 했던 그였지만,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은 후에는 열렬한 옹호자가 됐습니다. 이것이 브람스 4번의 운명입니다. 한 번 듣고 사로잡히는 곡이 아닙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곡이죠.
\n \n브람스 이후의 파사칼리아: 4번이 남긴 것
\n브람스 교향곡 4번의 영향력은 4악장의 파사칼리아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n1897년, 브람스가 세상을 떠난 해. 젊은 비엔나 작곡가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쇤베르크의 스승)는 자신의 교향곡 피날레에 파사칼리아를 배치합니다. 1908년, 안톤 베베른은 작품번호 1번으로 관현악 파사칼리아를 씁니다. 알반 베르크도 1912년 관현악 가곡 5번에서 파사칼리아 형식을 차용합니다.
\n브람스가 부활시킨 바로크의 형식은, 20세기 음악의 새로운 언어가 됐습니다. 보수주의자로 분류되던 브람스가, 결과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유산을 남긴 셈입니다.
\n쇤베르크의 말이 여기서 다시 울립니다. 브람스는 진보주의자였다.
\n브람스 교향곡 1번에서 20년의 고뇌 끝에 교향곡의 문을 연 브람스는, 4번에서 그 문을 스스로 닫았습니다. 닫는 방식마저 이토록 완벽했다는 것. 그것이 브람스 교향곡 4번이 걸작인 이유입니다.
\n \n추천 음반과 영상
\n브람스 교향곡 4번에는 전설적인 녹음이 여럿 있습니다.
\n카를로스 클라이버 / 빈 필하모닉 (1980) — 많은 평론가가 “역대 최고의 브람스 4번”으로 꼽는 녹음입니다. 불 같은 추진력과 완벽한 구조 감각의 공존. 특히 4악장의 긴장감은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n빌헬름 푸르트벵글러 / 베를린 필하모닉 (1948) — 전후 베를린의 긴박감이 그대로 묻어나는 역사적 녹음이죠. 템포의 자유로운 호흡과 깊은 울림이 특징입니다.
\n첼리비다케 / 뮌헨 필하모닉 (1985) — 느린 템포로 유명한 첼리비다케의 해석. 보통 40분 안팎인 이 곡을 50분 가까이 연주합니다. 느리지만 지루하지 않은, 명상적인 4번을 원한다면 이 녹음이 답입니다.
\n악보와 함께 듣기
\n\n\n \n\n\n악보 원본은 IMSLP에서 무료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교향곡 제4번 e단조 Op.98 악보 보기 (IMSLP)
\n자주 묻는 질문 (FAQ)
Q. 브람스 교향곡 4번은 왜 마지막 교향곡인가요?
Q. 파사칼리아와 샤콘느는 어떻게 다른가요?
Q. 브람스 교향곡 중 입문으로는 몇 번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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